서아프리카 국가 니제르에서 아동 영양실조•말라리아 유행기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아동 환자들을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치료하는 전략에 중점을 두고 활동합니다. 예방적 보건 홍보 활동으로는 각 마을을 방문해 예방접종, 모유수유, 살충 처리된 모기장 사용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일, 나아가 질병 치료에 있어 전통적인 요법이 지니는 위험에 대해 지역민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일이 포함됩니다. 올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더•타후아•마라디 내 보건소와 마을에 1430여 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6월 이후로 이 지역에서 치료를 받은 아동은 총 10만8000여 명에 달합니다. (사진 출처: Sarah Pierre)
마다룬파 프로젝트에서 지역사회 보건 의료 활동을 감독하는 살리푸 사부(Salifou Sabou)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최대한 많은 가족들이 신속한 말라리아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는 일입니다.
“현재 우리가 실행하는 지역사회 접근 방식은 가족들의 부담을 덜고 의료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증진합니다. 아이의 말라리아 치료제를 무료로 얻고, 영양 상태를 체크하고, 질병 예방에 관한 정보를 얻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0분입니다.”
2017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역사회 기반의 의료 활동 지원 규모를 확대해 마다룬파 지역 44개 마을을 지원했습니다. 우기가 한참일 때, 쿠르파와(Kourfawa) 등 몇몇 마을은 외부와의 연결이 차단된 채 물로 둘러싸입니다.
접근성 문제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역사회 기반 의료 활동지를 선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 밖에 말라리아 유병률, 근처 의료 시설까지의 거리도 고려하고, 많은 환자들이 나이지리아 출신인 것을 감안해 나이지리아 국경과의 근접성도 고려합니다.
2016년, 마다룬파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훈련하고 지원한 지역사회 의료 담당자들이 진료한 전체 아동의 30%는 나이지리아 출신이었습니다. 살리푸 감독은 “우리는 이 아동들이 제때 치료를 받도록 하여, 보건소나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합병증을 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단원 후사이나(18세)는 리자 단 라디(Rija Dan Ladi)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을 돕기 위한 거라서 이 일을 하게 됐어요. 집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걸리는 것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뭔가 확실한 일을 하고 싶어요.
국경없는의사회는 저를 포함해 이곳 사람들을 교육해 줬어요. 5세 미만 아이들이 말라리아, 영양실조, 호흡기 질환, 설사에 걸렸다는 것을 얼른 파악해 낼 수 있도록 말이죠. 말라리아 신속 진단검사 도구를 사용하는 법도 배웠고, 아이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도 알게 됐어요. 뮤악 팔지를 이용해 아이들 위팔 둘레를 측정해서 영양실조 상태도 알아볼 수 있죠. 생후 2개월 미만의 아이들은 자격을 갖춘 간호진에게 검사를 받도록 보건소로 보내고 있어요.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라리아 간편 치료에 사용할 의약품을 비롯해 각종 의료물품도 제공해 주고 있어요.”
후사이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 리자 단 라디 마을에는 약 100가구, 총 800명의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집에다 진료 공간을 마련했어요. 물론 말라리아에 걸려 치료 중인 아동의 상태를 체크하고자 각 가정을 방문하기도 해요.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아이를 보건소로 이송해요.”
이때, 아이들의 어머니 사라(31세)가 돌아왔습니다.
“이제 더 이상은 보건소에 가서 진료를 받을지, 아니면 그냥 포기하고 그날 할 일을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바로 집 앞에서 무료로 말라리아 치료를 받을 수 있거든요.”
세 자녀의 아버지인 하킬루는 마이데파로(Maideparo)에 삽니다. 2016년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지역사회 보건단원으로 활동해 왔죠.
“저는 이 일이 좋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 매우 유익하니까요. 이곳에는 약 800명이 사는데요. 우기가 되면 모기가 많고 기온이 떨어져 말라리아나 감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저는 간호사나 의사를 보러 엄마들이 먼 길을 걸어오는 일이 없도록, 필요할 때 그분들께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15명가량의 아이들을 만납니다. 엄마들 다수는 나이지리아 출신이에요. 그곳은 의료비가 너무 비싼데 아이들이 계속 아프니까 니제르로 넘어오시는 거죠
진료 때마다 영양실조 검사도 합니다. 지금까지 영양실조 환자는 거의 없었어요. 우리는 농사를 지어 먹고사는데, 연중 내내 모든 가족들이 먹기에 충분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형제들이 저를 도와 농사 일을 해주지요. 제가 여기서 이렇게 진료를 해야 하니까요. 오늘은 좀 걱정이 되네요. 벌써 열흘째 비가 오지 않았거든요.”
바라카는 두 살 반 된 아들을 데리고 쿠르파와 마을의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단원 이씨아를 찾아왔습니다.
“제 아들에게 고열이 있었어요. 지난주에 점점 심해져서 이씨아를 찾아오게 됐죠. 1년 전, 우리는 마을 진료를 담당해 우리가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도록 해줄 사람으로 이싸를 지명했어요. 제 아들의 말라리아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지만, 이씨아는 아이가 여기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해 주었죠. 우리는 약도 받았어요. 3일간 하루 두 번 어떻게 약을 먹어야 하는지도 전해 들었죠. 오늘은 아이 상태를 체크하러 왔어요.
이제 정말 마음이 놓여요. 우기가 되면 우리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다 끊기거든요. 첫 번째 폭풍우로 강이 생겼고, 더 이상 우리는 그곳을 넘어가지 못했어요. 아이가 아프면 3시간을 걸어서 보건소까지 가거나, 아니면 의료비가 비싼 나이지리아로 가야 했죠. 지금은 이씨아한테 가면 돼요.”
이씨아는 이 활동이 지역사회에 어떤 결과를 안겨 줬는지 확실히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 건강에 관해서 말하자면, 확실한 개선이 나타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저는 그 아이들을 도우려고 지역사회 보건단원이 된 거예요. 이제 말라리아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요.”
2017년 6월, 병의 유행기가 시작될 무렵부터 지금까지 13,000여 명의 아동들이 마을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지역사회 보건단원들이 이 활동에 나섭니다. 더 자세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의료 시설로 이송된 환자는 약 750명이었습니다.
가장 상태가 위독한 아동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하도록 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마다룬파의 보건소와 병원들을 지원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년 전에 지역사회 기반 의료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가 지원하는 의료 시설에 입원한 중증 복합 말라리아 환자 수는 25%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리푸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년에는 좀더 많은 마을에서 지역사회 보건단원을 훈련하고 지원했으면 합니다.”
무스타파는 단 압달라 마을에서 활동하는 지역사회 보건단원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개선하려면 우리가 더 발벗고 나서야 합니다. 바로 우리 마을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죠.
우리 마을에는 약 5천 명 정도가 살아요. 말라리아가 널리 퍼져 있어요. 지난주에 제가 진료한 아동 89명 중 80명은 말라리아에 걸린 거였어요.
이제 우리는 말라리아를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어요. 마을 사람들은 병의 징후를 금세 알아차리고 곧장 우리 집에 와서 저를 만나죠.
저는 영양실조, 호흡기 질환과 같은 다른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영양실조를 측정할 때는 위팔 둘레를 측정하죠. 말라리아뿐 아니라 다른 질병에도 걸린 아이들은 여기서 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단 이싸 보건소로 이송하고 있어요.
각 가정은 살충 처리가 된 모기장을 구비해 두고 있어요. 3년 전에 마을에서 배급한 것인데, 올해 여러 보건소에서 기획해 새것을 나눠 줄 예정이에요. 엄마들에게는 모기장을 어떻게 사용해야 아이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을지 설명해 드리기도 해요. 아이들이 몸도 보호하지 않고 저녁에 밖에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말씀 드리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들이 전부 나가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집에서 진료를 본다는 게 쉽지 않을 때도 있어요. 제 아이들 중에 큰애들은 밭에 나가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을 어르신이 묘안을 내셨어요. 마을의 다른 남자 분들 스스로 기획해서 우리 밭을 돌봐 주시기로 한 거죠. 작년만 해도 100명이 넘는 분들이 우기 동안 우리 가족의 일손을 거들어 주셨어요.
이 일을 할 사람으로 제가 뽑혔다는 것이 정말 기쁩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곳 분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거든요. 보건소까지 가려면 하루가 꼬박 걸릴 때도 있어요. 엄마들은 먼 거리를 걸어가야 했죠. 이제는 마을 안에서 말라리아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제가 보니까 작년부터 중증 말라리아 환자가 줄어들고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너무 아파지기 전에 조치를 취한 덕분에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Credits:
ⓒSarah Pier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