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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투가 끝나고 파괴적인 전투의 여파가 남아 있는 모술

2018년 7월 11일

2017년 7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많은 이들에게 금세기 최대의 도심전이라 불렸던 군사 공격이 막을 내렸다. 이로써 이라크군은 근 3년간 이슬람국가(IS)의 지배를 받던 모술을 탈환했다. 모술 시는 다양한 종족, 분파, 종교를 가진 지역민 150만 명이 살던 도시였다. 모술 전투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이며 9개월간 지속됐다. 전투를 뒤따라온 것은 대대적인 위기였다.

그 위기는 오늘날까지 모술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다.

시작 The Beginnings

2016년 10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 탈환을 위해 이라크 보안군, 국제 동맹군 연합이 주도한 군사 작전이 시작되었다. 당시는 이라크와 IS의 전투에서 중대한 시기였다. 2014년 6월 이후 IS는 모술을 이라크의 실질적인 수도로 삼아 왔다.

전투를 피해 Escaping The Battle

2016년 10월~12월

모술 전투 개시 이후 2개월 만에 피난민은 10만 명이 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안팎에서 온 사람들이 머무는 캠프 곳곳에서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피난민들에게 심리적 지지와 1차 의료를 지원했다.

데바가 캠프의 국경없는의회 이동 진료소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피난민들
데바가 캠프의 국경없는의회 이동 진료소에서 환자를 진찰하고 있는 의사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모술 근교에 전쟁 부상자 치료를 위한 진료소와 병원을 마련했다. 모술 남부 카야라에 위치한 병원 등 일부 병원은 특히 중요했다. 병상 30개를 갖추고 수술 등 의료를 제공하던 이 시설은 단 몇 개월 만에 무려 12만 명에게 응급 치료를 제공했다. 병원 의사들은 수시로 대규모 사상자들에 대응했다.

“총상 환자, 폭발 환자 … 오늘은 최소 3명을 수술할 겁니다. 네 명, 다섯 명을 수술할 수도 있습니다.”

_ 알렉산더 우로블루스키 / 국경없는의사회 외과의

모술에서 온 이 아기는 식구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카야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유탄 부상을 입은 십대 아동이 국경없는의사회 카야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카야라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들이 일하고 있다.

중간 지점 Halfway Point

2017년 1월~4월

2017년 1월, 모술 동부가 완전히 탈환되면서 전투는 중간 지점을 지나게 되었다. 이때 국경없는의사회는 무하리빈 병원에서 개입 활동을 시작했다. 군사 작전 개시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가 처음 모술 시내에서 활동을 한 것이다. 함다니야 등 다른 병원들도 시내에 마련됐다. 함다니야 병원에는 수술 후 치료, 재활, 심리사회적 지원 등을 받으려는 환자 수백 명이 찾아왔다.

함다니야의 국경없는의사회 수술 후 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샤멜(51세)
함다니야의 국경없는의사회 수술 후 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압둘라흐만(11세)
“식량 배급을 받으러 거리를 지나가는데 뭔가 제 옆에서 폭발했고, 저는 파편에 가슴과 팔을 맞았어요. 여러 병원을 거쳐서 함다니야까지 왔고, 지금 이곳에서 1주일째 치료를 받고 있어요.”

_ 함다니야의 국경없는의사회 수술 후 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압둘라흐만(11세)

함다니야의 국경없는의사회 수술 후 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모하메드(11세)

2월, 국경없는의사회는 함맘 알 알릴에서 외상 시설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이동식 수술 트레일러(mobile unit surgical trailer, MUST)를 처음 배치했다. 수술실, 회복-집중치료실, 살균실, 의료품 보관, 화물 보관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된 트레일러를 통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비상사태 한복판에서 좀더 교전선 가까이에서 2차 물품 보급 없이 수술 100회를 완료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MUST는 모술 서부 전투 당시 한동안 사람들이 찾아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외과 시설이었다. 모술 서부 전투 지점에서 대피한 외상 환자 중 절반가량은 이 병원을 거쳐 갔다.

“트럭을 개조해 외과 시설을 만들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갈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싶었습니다.”

_ 아르노 바디니에르 / MUST 프로젝트 매니저

함맘 알 알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야전 외상 진료소
함맘 알 알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야전 외상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위다드. 위다드는 모술을 탈출하던 중 부상을 입었다.

굶주림과 외상 Hunger & Trauma

2017년 5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운영하던 병원 일부에서 중증 급성 영양실조를 앓는 아동들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이라크와 같은 나라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이었고, 이로써 IS 통제 아래 지역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교전선이 주거 지역을 통과하게 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모술 주민들은 식량을 비롯한 각종 생필품을 사러 집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었다.

생후 10개월 된 자와드가 국경없는의사회 카야라 병원에서 영양실조 치료를 받고 있다.
영양실조를 앓는 어린 아기들이 국경없는의사회 카야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Worst Case Scenario

2017년 6월

군사 공격 개시 이후로 2017년 여름에 접어들 때까지 모술과 인근 지역을 탈출한 사람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투 초반 여러 인도주의 단체들과 유엔 기관들이 두려워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2년 넘게 떨어져 있던 남매가 함맘 알 알릴의 국경없는의사회 야전 외상 병원에서 재회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 활동하기 위해 나블루스로 들어갔다. 나블루스는 모술 서부의 올드시티 최후 전투지에서 대피한 전쟁 부상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지점이었다.

이 병원은 또한 산부인과, 소아과를 열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1000여 명의 응급 환자를 치료했고, 수백 건의 수술을 실시했고, 1400여 회의 출산을 도왔으며, 500명에 가까운 아동들에게 입원치료를 제공했다.

나블루스 병원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탈환 Retaken

2017년 7월

7월 10일, 아바디 총리는 올드시티에서 이라크군 관계자와 나란히 서서 모술 탈환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250일 넘게 계속된 전투가 막을 내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격렬한 도심전이었다.

전투 기간 동안 수천 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100만여 명이 피난을 떠났다. 인구 밀집 지역들로 교전선이 지나가는 바람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실상 포위 상태에 놓였고, 심지어 몇 개월간 포위를 당했던 지역민도 있었다.

“스스로 걸을 수 있는 부상자들만이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 사람들조차 집에서 무사히 나와서 진료소나 병원까지 가려면 꼬박 며칠이 걸렸습니다.”

_ 안자 울즈 / 긴급구호 풀 매니저

폭력이 잦아들 무렵, 의료 시설을 포함한 모술 서부 기반시설은 무너져 버린 상태였다.

전투가 끝난 뒤 모술 서부 지역의 전경

그렇다면 지금은? What Now?

2018년 7월

모술 전투가 공식적으로 끝난 이후로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모술 안팎에서는 그 여파가 고스란히 나타난다.

잔혹한 전투 속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 이라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비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재활 및 정신건강 지원사항은 훨씬 더 크다. 대다수 모술 지역민이 집으로 돌아온 지금, 수만 명의 모슬라위들은 실향민이 되어 여전히 이라크 곳곳에 머물고 있다.

한편, 모술을 비롯한 여러 탈환 도시의 재건 활동은 지독하게도 더디다. 아직도 시신 수십 구가 잔해 속에 깔려 있는데 특히 올드시티 상황은 심각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일부 훼손된 집과 무너진 벽들 사이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공중보건에 심각한 해가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지뢰를 비롯한 각종 전쟁 잔여물(폭발물)도 도시 주민들에게 상당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활동 1년이 지난 지금, 나블루스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은 모술 서부에서 제 기능을 다하는 의료 시설 2곳 중 하나다. 최근 우리는 추가 수술이 필요한 수많은 전쟁 피해자를 돕기 위해 동부에도 수술 후 치료 시설을 열었다. 이 밖에, 가장 큰 분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1차 의료 센터들을 지원하는 한편 주기적으로 구호품도 배급하고 있다.

전투는 끝났을지 모르나, 1년이 지난 뒤에도 국경없는의사회의 모술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

사진 출처: © Monique Jacques / Javier Rius Trigueros / Diego Ibarra / Alice Martins / Hussein Amri / Louise Annaud / Sacha M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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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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