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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노트 '약한 사업' - 세계를 움직이는 ‘검은 손’에 대한 상상

음모론이 있어요. 무슨 가문이 하나 있는데 사실 전 세계의 경제는 하나의 가문이 뒤에서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유명한 음모론이 있어요. 그걸 보고 그런 사람들이 정말 있다는 걸 상상하면서 그 사람들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지를 상상하면서 쓴 이야기예요.

담배라는 소재를 어쩌다 보니 쓴 거고, 굳이 담배가 아니어도 될 것 같긴 한데.. ‘담배 피울 시간도 없다’라는 표현을 제가 어딘가에서 보고 꽂혔나 봐요. ‘담배 피울 시간도 없어’라는 그것을 내용에 써먹은 것 같아요. 그 표현에 꽂혀서.. 저는 사실 ‘~ 할 시간이 없다’가 없어요 살면서. 그래서 정말 바쁜 사람은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쓴 것 같습니다.

(주물 공장) 일의 환경 자체가 앉은 자리에서 계속하니까 그런 경험도 있긴 있었겠네요. 그래도 뭐 물 마시러 갔다 오는 정도는 괜찮습니다. 직접 경험은 저희 공장에서는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공장은 괜찮은데 거래처에서 손님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할 거 아니에요. 손님들이 앉아 있으면 그분들이 자의로 나가는 것보다 전화받고 나가는 게 많은 거예요. 잠깐 저희가 ‘커피 한 잔 드시고 가세요’. 해도 ‘아니요. 못 먹고 가요’ 하고 가시고... 그래서 그런 걸 봤던 간접 경험이지 않을까? 싶어요.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 한 가문이 아니라 약간의 경쟁이 있어서.. 서로서로 지킬 건 지키자는 나름대로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했다는 걸 저 혼자 상상한 거고, 만약 0.001% 최상의 인간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그 자부심과 자존심이 대단할 것이라는 상상을 하고 그런 설정을 했던 거죠. (그들은) 어떻게든 트집거리가 안 잡혀야 되니까요. ‘네가 어떤 영향을 줬다’는 (뒷말이 나오지 않는) 공정한 방법을 계속 찾아 헤매다가 아무도 뒤로 손쓸 수 없는 공정한 방법을 찾은 게 그거라는 설정이었습니다.

(주인공 김남우가) 줄담배를 피우면 온갖 악한 사업들을 다 하게 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겠죠. 그리고 원래 이들이 사업을 안 할 때는 예를 들면 선의의 단체들이 활동을 많이 하는데, 근데 만약에 줄담배를 피우면 그들이 아예 활동 자체를 못하게 되는 거죠. (악한 사업자들이) 굉장한 권력을 가지게 돼서..

제가 포인트를 주려고 했던 거는 예를 들면 아프리카 전쟁 사업이나, 마약 사업, 아마존 벌목 사업이나 이런 유명한 악한 사업들은 누군가 맡아서 하잖아요. 그런 것과 동급으로 누군가 한 명이 한국 사회에서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나라가 이럴 일이 있겠어? 그 뒤에 누구 한 명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착취를 하고 있는 거라는 일종의 비꼬기로 결말을 생각했던 거였거든요. 지금 이 정도로 엉망진창인 것은 누구 하나가 있지 않고서야 설마라는 느낌에... 우리 인간들 스스로가 이런 엉망진창인 사회를 만들었다고 하는 식의 비꼬기였는데... 편집됐죠..ㅠ.ㅠ

  • ※ ‘악한 사업’의 결말은 SDF2018 팀의 제안으로 ‘열린 결말’로 수정되었습니다.
  • 독자의 의견을 존중해주신 김동식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패자부활전을 하나만 정해서 그들이 어떻게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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