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고서를 발표해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를 탈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부딪히는 인도적 위기를 고발합니다.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의 극심한 폭력을 피해 떠날 수밖에 없는 중미 사람들은 미국과 멕시코로 향하는 길에서 또 다시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료 지원을 충분히 구할 수도 없고, 더 많은 폭력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공격적인 추방 정책 속에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로리아가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 글로리아의 자매와 사촌이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글로리아의 남편 윌리엄은 6년 전 이 루트를 지나갔었습니다. 그는 타마울리파스 주(州)에서 마약 밀수업자들에게 납치를 당했고, 다른 이주민들이 살인과 고문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5명과 간신히 탈출했지만 결국 그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추방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글로리아와 윌리엄은 온두라스 지역 갱단에게 수차례 살인 위협을 당한 뒤 목숨을 지키기 위해 온두라스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사 결과, 멕시코를 따라 이주하는 여성의 근 3분의 1은 성폭행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멕시코 이주 당국이 체포한 미성년자 수는 지난 5년 사이에 10배나 증가해 2016년에는 4만542명에 달했습니다. 이주 루트를 따라 이동하는 십대의 상당수는 부모나 가족 없이 혼자 이동합니다. 이들 중 다수가 성폭력 피해자들이며, 고국에서 갱단들의 강압 속에 마약 밀수와 징집을 겪은 바 있습니다. 특히 어린 소녀들은 갱단 혹은 멕시코 내 범죄 조직에 의해 성폭력과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죠.
이곳은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2014년 7월 ‘플랜 프론테라 수르’ 정책이 시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이주민들이 열차를 타려고 찾아오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열차 시간표도 불규칙할 뿐만 아니라, 열차를 빨리 달리게 하는 등의 ‘치안’ 조치도 늘어나, 사람들은 더 눈에 띄지 않는 즉 더 위험한 루트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고국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피해 떠나는 이주민 다수에게 이주 루트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들 중 일부는 전에 미국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으나 고국으로 추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들은 다시 이주를 시도하거나 멕시코에 머물기로 결정하면서 국제적 보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루트를 지나가는 수많은 여성들이 성폭력의 표적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폭력이 무엇인지 환자들이 정확히 알도록 돕는 한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포괄적인 의료•심리 지원을 하고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마리아
2012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온두라스•과테말라•엘살바도를 탈출한 이주민•난민을 위해 멕시코에서 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을 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내 이주민•난민 루트 상의 다양한 지점에 있는 기차 선로를 따라 마련된 이주민 쉼터 및 이동 진료소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멕시코시티에 세운 센터에서는 극심한 폭력의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