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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작가 노트 <성공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

(귀신의 제안을) 수락할만한 기준을 생각한 게 하루였고, 제가 귀신은 마음이 없다고 했잖아요. 귀신은 욕망이 없고, 단지 딱 하나, 생기·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귀신이 성실히 하잖아요. 생기를 그냥 느끼고 싶을 뿐이라는 설정으로.

이거 댓글 보고 싶어요.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에 따라 다 다른 것 같긴 한데, 이 이야기를 제가 고등학교 가서 학생들한테 이 이야기를 해줬거든요. 여러분이라면 귀신한테 자신의 하루를 주겠어요? 수능도 있잖아요. 수능 만점이에요 이 이야기를 하면서 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굉장히 고민하면서 대답이 안 나오는 거예요. 서로 얘기하고 웃으면서 너 할 거야? 나 안 할 건데, 막 이러시면서 (주겠다는 대답을) 안 하는 거예요. 아무도. 그때 약간 어 여기 정말 학생들이 맑구나, 정신이 깨끗하구나, 그 생각 했어요.

만약 공장 다니던 시절이었으면 왠지 수락했을 것 같은데, 나대신 일을 해준다고 그러고, 건강관리까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유혹에 넘어갔을 것 같긴 해요. (근데) 지금은 제가 프리다 보니까 웬만한 조건이어도 안 줄 것 같긴 한데, 정말 고민할 것 같아요. 수락할지 안 할지. 단 하루 정도는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재밌는 것을 써 준다면, 진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써준다면 하루 정도는 그것도 월요일

고통까지는 아니고요. 요즘 재미없는 걸 쓴 것 같아서.. 얘가 어떻게 썼는지 한번 보고 싶어요. 아 이 정도 쓸 수 있단 말이야? (그런데) 걔 못 쓰면 어떡하죠? 아 맞아! 유명한 소설가 귀신이 있겠구나. 어우 갑자기 엄청 당기는데요? 또, 방금 이야기 들으면서 그려진 그림은 아 딸이 죽을병에 걸렸을 때 하루 희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은 방금 들었어요. 정말로 자식들의 목숨을 위해서 일요일까지 줘버리는 날이 올 수도 있겠구나...

성공한 인생… 지금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한 인생이라는 걸 사실상 주인공이 이루긴 이뤘잖아요. 수능 만점 받고, 공무원 시험 합격하고, 예쁜 아내 얻고.. 그래 이게 성공한 인생이다! 했는데 마지막에 읽은 사람이 뭔가 느낄 것 아니에요. 성공한 인생이라고 한 거 같은데 주인공의 진짜 인생이 사라진 모습.. 지금 우리가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이런 것들이다 (라는 걸 느낄 것 같아요)

(현대인들이) 성공하기 위해서 지금을 너무 희생하잖아요. ‘너 지금 고생하는 건 나중에 잘 되기 위해서니까 지금 고생 열심히 해야 돼’ 하는데, 사실 전 지금도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희생하는 순간 과연 그게 온전히 내 인생이라고 할 수 있나, 내 인생 내가 사는 거라고 할 수 있나라는 포인트에 꽂혔던 것 같아요. 이렇게 성공하는 게 누군가에게 정답일 수도 있겠고, 그것도 사실 잘 살면 좋은 게 맞는데, 저는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것이 대해서 약간의 거부감이 있어요. 지금도 그냥 즐겁고 그렇게 사셨으면 좋겠는데 아깝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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