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BAC '인증'에 대하여

글 : 김정배 익스트림팀장

2012년 BAC와 명산100을 비롯한 다양한 인증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배 팀장입니다. BAC는 2013년 1월 첫 산행 이후 곧 BAC가 10년이 되어갑니다. 참가자는 어느덧 30만이 되어가고 있으며 회원님들과 함께한 BAC는 어쩌면 아웃도어 업계의 최장수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를 비롯한 익스트림팀원들은 물론, 인증을 담당하고 있는 '블랙야크 셰르파'들은 수 많은 질문에 답을 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질문은 바로 '인증'에 관한 것입니다.

나에게 '산'의 의미'는?

BAC는 등산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산행을 통한 삶의 긍정적인 변화'

이것은 BAC 사업계획서 첫 장에 목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BAC 운영의 목적이며 존재의 이유입니다. 수 많은 회원들이 산행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가족관계와 사회적 관계에서 긍정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BAC 회원들은 누구나 이런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것 입니다.

힘들기만 한 산에 왜 가?

이 질 문은 바로 '너'에게 '산'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거야? 라는 질문입니다. 저 역시 이런 질문을 대학시절부터 수 없이 받아 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고, 그 대답은 나이와 경험에 따라 달라져왔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여전히 '산'에 대해 동일하게 대답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산'에서는 좋은 냄새가 나!

모든 물건과 장소, 음식이 나름의 냄새가 있고, 좋은 음식에서는 좋은 냄새가 나고, 좋은 사람에게서는 좋은 느낌을 갖듯이 산에도 냄새가 있습니다. 저는 그 '산'의 냄새를 좋아합니다.

이것이 제가 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변치 않는 '느낌' 입니다. 산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맞기위해 배낭을 꾸리고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산행을 하지 않으면 그 냄새가 그리워지고, 그 그리움이 참지 못 할 정도가 되면 만사를 뒤로 하고 산으로 떠납니다.

'산'에서 나는 그 냄새는 항상 다릅니다. 마치 같은 레시피의 요리가 항상 같은 냄새를 내지 않는것과 비슷합니다. 날씨, 계절, 산행하는 동료에 따라 그 냄새는 진하기도, 덜하기도 합니다. 지리산에는 지리산의 냄새가 있고 설악산은 설악산의 냄새가 있습니다. 히말라야는 그야말로 진한 냄새가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히말라야의 그 진한 냄새를 그리워 합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고 경험한 "산의 냄새"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 바로 지금의 BAC이며, BAC를 운영하는 근간이 바로 "인증"입니다.

인증 거부를 당해본 회원들의 흔한 대화입니다.

"뭐야! 나 인증 거부당했어. 설악산 대청봉 인증 신청했는데 거부당했네? 아~~~ 엄청 힘들게 올라갔는데.
"거부사유가 뭐래"
" 본인 확인 안 된다고 거부라 잖아." GPS 발도장도 찍었는데. 간 게 확실하면 인증해줘야지 아~~진짜 뭐 하자는거야?
아, 난 작년에 감악산 갔다가 정상석에 앉았다고 인증거부 당했자나. 그래서 다시 갔잖아. 정상석이 무슨 신성한 것도 아니고 앉든 올라가든 뭔 상관이야?

BAC의 모든 프로그램은 "인증"이라는 절차를 거칩니다. 어떠한 프로그램도 인증이라는 절차 없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인증"은 "기록"과 달리 '누군가의 확인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특징이며 곧, '정해진 기준이 있다'는 의미 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인증요청은 거절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은 인증하는 셰르파를 비난하기도 하며, BAC의 운영 정책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AC는 왜 "인증"과 "인증기준"을 고수하고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것 처럼 BAC는 10년이 되어가는 국내 최장 산행 인증 프로그램입니다. BAC의 인증프로그램은 지자체나 여러 기업들의 밴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비슷한 유형의 인증 프로그램들이 새로 생겨나기도 합니다. 지금의 인증정책은 2013년도 처음 인증 프로그램 도입 후 수 많은 참가자와 함께하며 정립된 정책이며 모두 나름의 이유와 역사가 있습니다.

수 많은 '명산100 도전자'들이 정해진 기준을 따라 인증을 해 왔으며, 불편하지만 기준을 따라 명산100을 완주한 회원이 8000명이 넘습니다. 너무 어둡게 사진을 찍었다고, 너무 멀리서 찍거나 버프나 모자를 써서 '본인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지리산을 다시 오르고 설악산을 다시 올라야 했던 수 많은 회원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투병중인 몸을 추스리며 대청봉을 다시 오른 완주자도 있습니다. 이 불편한 기준들은 지금 까지 함께해 온 모든 회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기준이며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기준입니다. 따라서 인증 방법을 알지 못하고 인증자신의 잣대로 만든 인증기준으로 인증을 요청하는 일부 참가자의 불만으로 변경되지 않습니다.

인증 1단계 : 정해진 장소에서 GPS 발도장 남기기

GPS 발도장은 정해진 인증지점 반경 100내에서만 등록가능합니다.

2021년 상반기에 도입된 GPS 발도장은 인증시 가장 먼저 해야하는 필수 절차 입니다. GPS 발도장 도입전에는 인증용품이 있었으나 GPS 발도장 도입으로 더 이상의 특별한 인증용품은 없습니다. 통신장애, 앱오류, 기상악화나 스마트폰의 배터리 방전, 분실, 파손 등의 사정으로 GPS 발도장을 등록하지 못했다면 '긴급인증'을 활용해 인증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BAC의 인증은 오래된 산행사진이 아닌 BAC 가입 이후의 산행만을 인증합니다. 지금도 많으 은 분들이 긴급인증을 통해 과거 산행을 인증요청하고 있지만 이는 인증 기준에 맞지 않아 인증하지 않습니다.

인증 2단계 : 정해진 장소에서 본인 확인 가능한 사진 등록

정해진 장소의 범위

GPS 발도장은 정해진 인증지점의 반경 100미터 이내에서 작동합니다. 다만 지형에 따라 더 넓거나 좁은 범위에서 GPS가 인식됩니다. 대부분의 산행지는 산의 정상에서 인증해야 하며 인증지점을 알 수 있도록 정상석이나 표지목의 사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상의 혼잡이나 위험성을 감안하여 누가 보더라도 정상임을 알 수 있도록 사진을 촬영하면 되며 반드시 정상석 앞이나 옆에서 촬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반드시 정상임을 알 수 있어야 하며 인증자 본인이 사진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인증자가 없는 풍경 사진이나 정상임을 알 수 없는 경우 인증하지 않습니다.

본인 확인 가능한 사진이란 ?

누구나 자신의 사진은 쉽게 알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BAC 인증사진은 다른 사람이 볼 때 인물의 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합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도 인증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버프나 마스크 선글라스를 동시에 착용하고 있는 사진도 인증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도 마스크, 선그라스, 모자 등을 동시에 착용하거나, 뒷모습, 지나친 역광사진, 고개를 숙인 사진 등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인증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체 사진을 인증하지 않는 이유는?

단체 사진은 어떤 사람의 인증사진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인증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은 괜찮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이상의 단체사진을 인증하게 되는 경우 그 범위는 무한히 확대 될 수 있으므로 인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특히 단체 사진의 경우 원치 않는 자신의 사진이 BAC에 등록되어 잦은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 예를 들어 친구와 산행을 하고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했는데 친구가 올린 인증사진에 자신이 포함된 경우, 고객 센터를 통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러한 불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단독 사진만을 인증하고 있습니다.

정상석에 올라서면 인증 거절하는 이유는?

정상석은 신성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상석은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실재로 정상석에 올라서거나 앉아서 정상석이 넘어진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상석 훼손을 막고자 정상석에 올라서거나 발을 올린 사진 등은 인증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러한 사진을 인증하는 경우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참가자들 간의 다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원칙이기도 합니다.

BAC가입 전 산행을 인증하지 않은 이유

모든 프로그램과 이밴트는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많은 산을 다녀왔고 정상에서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사진을 허용하면 다른 사람들과 시작점이 달라집니다. 특히 GPS 발도장 도입전에는 사전에 촬영한 사진을 등록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GPS 발도장으로 과거사진을 등록할 수 없지만 '긴급인증'을 통해 수 년 전 과거 사진을 등록하고 인증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긴급인증으로도 과거 사진은 인증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긴급인증 초기인 점을 고려하여 BAC 가입 후의 사진은 되도록 인증하고 있습니다.

산행을 갔으나 기상악화 등으로 인증지점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산행시 기상악화로 계획한 산행을 완료하지 못하는 일은 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상을 이유로 정해진 장소 이외에서 촬영된 사진을 인증을 하지 않습니다. BAC의 프로그램은 산행을 인증하는 것이 아니라 산행을 하고 정해진 조건을 충족해야 인증하며 그 조건 중 정해진 장소는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기상악화나 부상 등을 비롯한 여러 상황으로 산행을 중도 포기하는 일은 산행의 한 과정일 뿐이며 다음 산행 때 인증해야 합니다.

BAC앱에는 인증가이드를 통해 인증 방법과 절차가 안내 되어 있습니다.

인증가이드를 읽어보지도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대로 인증을 요청하고 인증이 되지 않는다고 인증기준과 셰르파를 탓하시려거든 지금이라도 인증을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증기준은 상황에 따라 다소 완화되거나 강화될 수 있지만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BAC 인증가이드를 반드시 꼭 읽어 보시고 인증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인증을 하든 하지 않든 산행을 여러분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계속 안전한 산행을 이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인증은 산행을 위한 것입니다. 인증을 위해 산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정배 팀장

블랙야크 익스트림팀

2011년에 블랙야크 익스트림팀에 입사해 현재는 BAC사업부장으로 익스트림팀과 BAC 센타를 담당하고 있다.

2007년 엄홍길 대장의 히말라야 16좌의 마지막 봉우리인 로체샬 등반을 함께 했으며, 그 인연으로 엄홍길 휴먼재단에서 근무하다 '엄홍길 휴먼스쿨' 등 휴먼 사업을 기획 운영하다 퇴사 후 블랙야크에 입사.

마운틴북으로 시작된 지급의 BAC를 기획하고 현재도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