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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안을 말하다 Cultural Anthropology Research Project

본 포스트는 2019-1학기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문화기술지 (ANT2101) 수업에서 이루어진 연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연구의 자세한 사항과 관련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wooseokh@gmail.com 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교 같지 않은 학교

‘학교’라는 공간을 생각하면 어떤 모습들이 떠오르나요? 네모진 건물과 운동장, 순서대로 번호가 붙어 있는 교실들, 책상들이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교실 안 풍경, 선생님들의 이름과 직책이 문 앞에 표시되어 있는 교무실,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 공교육 제도 안에서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아마 이러한 모습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포천시 소흘읍 무림리에는 ‘학교’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이 연구의 중심인 사랑방공동체의 멋쟁이학교입니다.

사랑방공동체는 작은 기독교 공동체로, 크게 사랑방교회, 사랑방공동체 학교, 생활공동체, 그리고 부속기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네 기관은 모두 한 곳에 위치하며, 식사 공간과 거주 공간, 업무 등을 공유합니다. 사랑방공동체 학교는 학생들의 연령대별로 재롱이, 꾸러기, 어린이, 멋쟁이 학교로 나뉘며, 이들 모두 비인가 대안 학교입니다. 그 중 이번 연구의 중심이 되었던 멋쟁이학교는 중고등 교육기관입니다. 멋쟁이학교는 사랑방공동체의 네 학교 중 유일하게 기숙형으로 운영되며, 교과목 중심의 학습보다는 자연 속에서의 교육, 그리고 생활 교육을 강조합니다. 또한 삶 속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고 교육하고자 하기 때문에 학생 수를 제한하여 작은 규모의 학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랑방공동체를 처음 방문하였을 때, 저희는 그곳이 교회인지, 학교인지, 주거 공간인지 도무지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모두 공교육 제도 내 학교들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사랑방공동체의 여러 공간들은 많은 일반 학교들과 달리 교무실, 교실, 체육관 등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고, 생활공간과 교실이 혼합되어 있으며, 교복이 없기에 학생과 교사가 눈에 띄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멋쟁이학교의 교육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현 교육 제도의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멋쟁이학교에는 정해진 성적 처리 방식이 없고, 학생들은 성적으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또한 교육은 수업 시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 속에서 다양한 관계들을 통해 ‘물밑’에서 벌어집니다. 그렇기에 사랑방공동체를 여러 차례 방문하고, 그곳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비로소 다양한 공간들의 쓰임새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교육 과정들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제도에서 '벗어난(Out of)' 학교

처음 대안 학교를 연구하고자 모였을 때, 저희는 각자가 경험한 교육 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과도한 경쟁의식과 학벌주의가 강조되고 개인의 가치가 성적 하나로 평가되는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각자의 삶 속에서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다양한 선택지들을 탐구하고, 자유롭게 스스로 선택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힘. 그러한 주체성의 상실이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현 교육 제도의 문제점이었습니다.

멋쟁이학교는 교육 내용, 생활 방식 등 모든 것이 제도 밖으로 벗어나 있는 학교이며, 그렇기에 다양한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이어 나갈 수 있는 학교입니다. 그러한 멋쟁이학교를 보며, 저희는 궁금해졌습니다. 제도를 ‘벗어나’ 있는 멋쟁이학교는 어떻게 다를까? 멋쟁이학교의 대안 교육은 무엇일까? 무엇이 대안적인 걸까? 이 연구는 이러한 의문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멋쟁이학교가 이루어 내고 있는, 혹은 이루어 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교육적 효과는 곧 ‘주체성의 회복’이라 보았습니다. 공동체 내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 자신을 충분히 탐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 학생들에게 그러한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 멋쟁이학교, 그리고 사랑방공동체는 제도 밖에 머무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방법

제도 교육에 익숙해져 있던 저희는 처음 멋쟁이학교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도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너무 많았기에, 그러한 것들을 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계속해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멋쟁이학교를 알아가기 위해 사용했던 주된 방법은 참여관찰이었습니다. 멋쟁이학교가 생활 공동체와 합쳐져 있는 만큼, 다양한 행사와 일상적인 생활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참여관찰 외에도 중요한 연구 방법으로 쓰였던 것은 심층 인터뷰였으며, 이는 크게 현 사랑방공동체 구성원 인터뷰와 멋쟁이학교 졸업생 인터뷰로 나뉘었습니다. 저희는 멋쟁이학교를 방문하거나 인터뷰를 하는 등 연구 활동을 할 때마다 현장 노트와 일지를 작성하였고, 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연구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참여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얻는 것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없었기에, 저희에게 중요했던 것은 이러한 자료들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인식의 전환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의 인식 전환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멋쟁이학교의 교육적 장치들을 직접 경험하고 재현해보는 실험적인 활동이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피드백 제도가 있는데, 피드백은 멋쟁이학교 학생들이 서로에 대한 특정한 형태의 의견 교환을 통해 서로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를 함으로써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입니다. 저희는 멋쟁이학교에서 진행되는 형태를 빌려 피드백을 직접 해봄으로써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멋쟁이학교의 교육

멋쟁이 교육은 어떠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러한 요소들은 어떠한 교육적 효과를 야기하는가?

1. 여행, 그리고 유학: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

멋쟁이들은 6년의 학업 기간 동안 끊임없이 어딘가로 떠납니다. 낯선 장소로 떠나는 과정에서 멋쟁이들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며, 자신의 계획과 행동에 책임이 따름을 몸소 체감합니다. 또한 새로운 것을 보고 겪으며 삶의 선택지를 넓혀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청소년기에 제공된다는 점에서 떠남의 과정은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낯선 곳으로 떠난다’는 말은 흔히 ‘여행을 떠난다’는 말과 같은 맥락으로 사용되곤 하며, 이는 멋쟁이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각 학년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장소, 일정, 예산, 교통, 숙박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계획하는 ‘학년별 여행’, 직접 텐트를 치고 밥을 짓는 등 길 위에서 모든 취사와 숙박을 해결하는 지리산/도보여행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나아가, 멋쟁이들은 3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 즉 16-17세에 걸쳐 중국 위해에 위치한 중세국제학교로 유학을 떠나기도 합니다. 흔히 유학의 목표로 언어 실력 향상, 새로운 문화를 접함으로써 시야를 확장하는 것 등을 들곤 합니다만, 멋쟁이학교에서 중국 유학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교육적 목표는 확고합니다. “사춘기가 가장 심할 나이”에 말도 글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놓이게 된 아이들이 부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서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2. 두루두루 관계법: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나를 구축하다

타인과의 ‘관계’는 멋쟁이학교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교육적 가치입니다. 학생, 교사, 졸업생 할 것 없이 멋쟁이의 가족이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관계 맺음의 방법은 ‘두루두루’라는 표현으로 정리될 수 있는데, 즉 개인 대 개인의 깊이 있는 관계를 강조하기보다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과 두루 관계를 맺기를 추구하는 것이지요.

두루두루 관계법은 학교 생활 속 여러 차원에서 발견됩니다. 우선 학생들은 가능한 많은 학생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게 되는데, 식사 예절을 그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멋쟁이들에게 있어 식사 시간은 곧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 시간입니다.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함께 앉기보다 다양한 학년과 성별이 섞여 앉아 식사를 하도록 지도 받습니다. 나아가 학생들은 수업을 듣거나 여행을 갈 때마다 다양한 조로 구성되어 여러 학생들과 교류하고 협업합니다. 교사들 또한 학생 개개인과의 친분을 지양하고 모든 학생들과 동일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기도 합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의 넓은 관계만을 강조하는 것에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명분으로 학생들 간 연애가 암묵적으로 금지되기도 하고, 멋쟁이를 졸업한 학생들이 외부 집단 사람들과 깊이 있는 친분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그럼에도 멋쟁이의 '두루두루' 관계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생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며 내가 발견하지 못한 나 자신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즉, 나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축적되고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라는 주체, 자아가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피드백: 타인의 눈으로 나를 보다

“공동체 생활의 꽃을 피드백이라고 해요.”

멋쟁이들의 일상에는 피드백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피드백은 단순한 조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나의 눈으로는 보기 힘든, 혹은 알고 있으나 깊이 생각할 기회가 없었던 나의 모습에 대한 지속적인 객관화입니다. 나아가 피드백은 타인의 시각을 통한 자아성찰뿐만 아니라, 나의 시각을 전달함으로써 타인의 성찰을 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일상형 피드백: 멋쟁이 돋보기

멋쟁이들은 매주 월요일, 전교생이 모이는 회의에서 ‘멋쟁이 돋보기’라는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멋쟁이 돋보기는 칭찬이 담긴 ‘파란표’, 개선을 요하는 점이 담긴 ‘빨간표’로 구성되는 일종의 제도화된 피드백으로, 각 개인에게 일상이 되어 놓치기 쉬운 작은 부분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피드백이 자잘못을 가려내기 위한 인민재판이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멋쟁이 돋보기는 특정한 기준을 세워 두고 누군가를 판단하고 벌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관계에 대한 배움의 시간이자 자기 발전의 시간입니다. 멋쟁이의 피드백이 단순한 비난으로 변질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같은 공간에서 24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들과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관찰이 수반되기 때문이겠지요.

자유형 피드백: 여행의 마무리

멋쟁이 돋보기라는 제도화된 피드백 외에, 여행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자유로운 피드백이 존재합니다. 모두가 동그랗게 둘러앉은 상태에서 한 사람에 대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누군가가 발화하는 도중에는 말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즉, 인원이나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말 그대로 ‘자유로운’ 집중 피드백 세션인 것이지요.

백견불여일행(百見不如一行)이라 했던가요.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와닿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저희들은 멋쟁이학교 졸업생과 함께 직접 피드백을 진행해 보았고, 그 효과를 몸소 체감했습니다.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저희는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토록 다양하며 정확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 여기기 쉽지만 체감하기 어려운, 긍정의 언어로 표현되는 타인의 조언. 피드백은 이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시간이자, 타인과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시켜주는 제도입니다.

4. 숨이 있는 말, 사랑방의 언어를 듣다

멋쟁이학교에서의 1박 2일 참여관찰을 마무리하며, 저희는 꾸러기, 어린이학교 교장인 이월영 선생님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긴 대화가 오고 가던 중, 선생님께서는 어린이학교의 아침 조례 시간에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셨습니다. 여느 어린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선생님께 집중하지 못하고 시끌벅적 떠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얘들아, 너희 앞에 있는 나는 누구니?”

선생님께서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저희들에게도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아이들이 뭐라고 대답했을 것 같아요? 여러분은 제가 누구인 것 같나요?” 너무나 당연하게도, 저희는 “교장선생님이십니다.”고 대답했지요. “그럴 것 같죠?” 선생님께서는 살짝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존귀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대답해요. 그러면 저도, ‘그래요, 여기 있는 모두는 존귀한 사람입니다. 우리 존귀한 사람들끼리 인사 한 번 해 볼까요?’라고 대답해요.”

위 일화를 들은 저희들은, 이들 간의 언어가 가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게를 느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추상적이고 실체가 없다 느껴질 수 있는 '존귀'라는 단어. 그러나 저희가 느낀 것은 추상성이나 진부함이 아닌, 그 말이 지니고 있는 살아있는 힘이었습니다.

말이라는 것은 누가, 어디서, 어떠한 맥락에서 발화하는가에 따라 다른 의미와 무게를 지닐 수 있습니다. 한 학기 동안 멋쟁이학교의 사람들을 만나며 들었던 다양한 표현들 중, 그 공동체 안에서 발화되었을 때 더 큰 울림과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고 느낀 표현들. 저희는 이를 ‘숨이 있는 말’이라 정의하였습니다.

멋쟁이학교, 그리고 사랑방공동체가 그 교육적 시도를 통해 이루어 내고 있는 효과가 주체성의 회복이라면, 그 효과의 기저에는 사랑방공동체의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한 '살아있는' 언어는 사랑방의 존재에 숨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랑방공동체에서 발화되는 '행복', '신앙', '교육'과 같은 언어들은 특별한 가치가 부여되며, 이러한 가치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때 그 언어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숨’이 있는 언어는 사랑방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의 삶에 안정감을 주는 정서적인 장치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멋쟁이를 떠나며
"The goal of education is to enable individuals to continue their education." -John Dewey

멋쟁이들은 '각자의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관계 안에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가고 선택하는 방식을 연습하며, 학교는 현 제도 교육 밖에 머무르며 그 과정을 제공합니다. 학생을 자신의 삶의 주체로 만들고자 하는 멋쟁이학교의 교육 철학은, 대학 입학이라는 단일한 목적을 위하여 획일적인 교육을 받도록 하는 현 제도 교육이 가진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서 도전장을 내밉니다. 끊임없이 멋쟁이학교를 방문하고 연구하는 교육자들의 존재가 이들의 대안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나아가, 이 연구는 한국식 제도 교육에 익숙해 있던 저희들에게 커다란 시사점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던, 고려해 본 적 없던 교육으로의 '여행 과정'은, 혹자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여 '진부하다'고까지 느껴질 수 있는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 ‘당신은 존귀한 사람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타인에게 비춰지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당연한 것 같지만 제대로 탐구해보지 못한 질문들. 획일화된 교육을 받았기에 진지하게 고려해 보지 못했던 삶의 선택들. 멋쟁이로부터 얻은 것은 교육을 통해 이러한 개인의 주체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인류학과 교육

끝으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류학 연구에서 학교를 보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왜 인류학은 교육을 연구하여야 하는가?’

인류학은 특정한 사회문화 현상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게 되었는지, 혹은 특정한 인간 집단은 어떠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연구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시사점을 던지는 학문입니다. 한편 인간이 한 사회에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장해가는 과정을 돕고 이끌어내는 것이 교육이라 본다면, 학생들이 어떠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이들의 주체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되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곧 인간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류학과 교육의 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육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는 우리 사회의 획일화된 제도 교육이 숙고해 볼 만한 시사점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Credits:

다음 제작자의 이미지로 제작됨: Caleb Jones - "untitled image"